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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의 mono.를 이제야 들었다.

출근하기 전 잠깐 들어보기에도 이 음악들은

소음 없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때가 아니면 듣지 않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음악만 들었다.


감히 누군가를 들여다보는 일은 해서는 안 되지만

그가 행간에 숨겨놓은 외로움과 아픔들이 간혹 너무 익숙해서 눈물이 났다.


매일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젖은 베갯잎 위에서 잠을 청한 어린 나,

티 없는 미소와 아낌 없는 친절을 가장하려 애썼지만 그 누구도 좋아할 수 없는 내가 참을 수 없이 역겨웠던 나.

참 밝고 명랑하다고, 사랑 가득 받으며 굴곡 없이 자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혼자만의 어둠 속에서 발버둥쳤던  그 긴긴 터널 속의 절망을 곱씹는 나.


그런 나의 초라하고 안쓰러운 시간들에,

마냥 편하고 무디지 못한 나에게 

 moonchild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주고

가장 대중 앞에 밝게 빛나는 지금 들추고 싶지 않을지도 모를 이면의 그늘을 나눠줘서

참 고맙다.


아직도 '온 세상에 진하게 입맞출 수 없는' 나도

모두 저마다의 암흑을 끌어안고 한 발씩 앞으로 나가는 중일 뿐이라고,

그 안에서도 사랑 같은 미움과, 미움 같은 사랑을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 더 생과 세상에 부딪혀야지. 

아쉬운 나, 아팠던 나, 그렇게 하나 하나 시행착오를 겪고 말아야 조금씩 나아지는 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이런게 인생이고,

같은 길은 아니겠지만 묵묵히 걷고 있는

남준과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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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어법의 사나이  (0) 2018.06.18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Start with Why) - 사이먼 사이넥




요즘 내 자신이 느끼기에도 회사에서 "그럭저럭" 일하게 되는 느낌이다.

동기 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느낌.

그 내면의 이유를 굳이 파헤치지 않고 외면하고 있던 차에 읽게 된 책.


저자는 기업의 흥망성쇠, 그리고 그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의 중심에는 늘 왜 (why) 가 있다고 믿는다.

성공하는 기업은 단순히 우수한 제품 / 서비스 또는 천재적인 경영 전략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what / how)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더욱 거시적인 대의명분, 즉 왜 (Why)가 있기 때문이었다고 책 내내 반복하여 역설한다.

그러한 기업 및 인물의 대표적인 예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스웨스트 항공, 할리데이비슨, 마틴 루터 킹 등의 일화들이 풍부하게 제시된다.


소비자가 그 기업의 특정한 Why에 동조하게 되면 이후의 소비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나 자신의 정체성과 신념의 강화가 된다는 것.

가격과 같은 조건 (저자는 조종의 일종으로 분류한,,)이 아직 나같은 사회초년생에게는 1순위 조건이 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특정 브랜드나 서비스에 언어로 설명하기 힘든 어떠한 동질감을 느끼고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긴 하다.

또 Job Description을 봤을 때 저런 마인드의 회사라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비록 기업에 관한 이야기가 대다수이긴 하지만,

내가 내 일을 대할 때의 태도와 행동양식,

또 내가 내 인생을 장기적으로 설계할 때의 출발점이 Why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변함 없는 것 같다.


자꾸 회피하게 되지만 진지하게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너무 맞는 말들뿐이라 사실 생각이 획기적으로 바뀌게 한 책은 아니지만

이런 결심을 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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